2008년 5월 20일 화요일

[베이징 올림픽 D-100] 올림픽은 또 하나의 ‘첨단과학 전쟁터’


kim sanghoon
건축
문화
올림픽은 첨단과학의 전쟁터이다. 고대 올림픽은 오직 인간의 몸으로만 경쟁했다면 지금은 첨단과학의 도움을 받아야 더 좋은 기록을낼 수 있다.

2000년 시드니 올림픽 때 400m 우승자인 마이클 존슨이 신고 뛰었던 황금신발(골드슈즈)이 그 좋은 예이다. 황금색이어서 눈길을 끌었지만 비밀은 무게에 있었다.

200g이상 나가던 신발의 무게를 112g으로 확 줄였다. 0.01초와 싸움을 벌이는 상황에서 가볍게 한 것은 그야말로 선수들에게 '날개'를 달아준 셈이다.

스포츠 용품사는 올림픽 때마다 자사가 후원하는 국가와 선수들에게 '최첨단 무기'를 장착, 금메달 경쟁을 벌인다. 이번 베이징 올림픽도 마찬가지이다. 골드 슈즈를 만들었던 나이키사는 북경대회를 대비해 몇몇 첨단 제품을 개발했다.

▲92g 초경량 육상화=육상화는 최대한 가볍게 만들어야 한다. 하지만 신발의 무게를 100g 밑으로 줄이는 것은 '마의 벽'이었다. 최근 이 장벽이 무너졌다. 신발 외피(갑피)의 두께와 무게를 최소화했고 고강도 실(플라이와이어)로 밑창과 연결했다. 현수교를 생각하면 감이 잡힌다.

워낙 고강도이다 보니 신발안에서 발이 미끄러지는 것을 완전히 잡았다. 또 가벼워 신발을 신었는지 알 수 없을 정도이다. 이미 지난 해 오사카 세계 육상대회에서 바나드 라가트(케냐)가 신고 1500m와 5000m에서 2관왕을 차지했다.(사진 있음)

=뜀틀은 마지막 착지가 중요하다. 체중이 앞으로 쏠렸을 때 발이 밀리지 않도록 잡아줘야 한다. 그래서 발바닥 앞쪽을 '고무 빨판'처럼 만들어 접지력을 최대한 높였다. 튐틀에서 필요없는 뒷꿈치 부분은 과감히 없애고 끈으로 앞부분과 연결했다. 모양으로봐서는 신발같지 않다.(사진있음)

▲장갑같은 태권도 신발=신발이지만 엄격히 말해 발목 보호대이다. 부드러운 가죽으로 발등과 발목만 감쌌다. 마치 손가락을 없앤 장갑을 발에 신은 것 같다. 선수들이 경기를 앞두고 발등과 발목에 테이핑을 하던 번거러움을 들어준다.

발목을 보다 잘 잡아줘 부상방지에 도움이 된다. 재밌는 것은 상대 선수의 가슴 보호장구를 차면 크고 맑은 소리가 나도록 했다. 청각에 의한 상대편의 기선 제압용이라고나 할까.

▲양궁신발, 축구화 밑창과 닮았다=양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안정적인 자세이다. 흔들림이 없어야 한다.

그래서 축구화의 스터드(못)를 변형해서 밑창에 수백개의 작은 스터드를 붙였다. 천연·인조 잔디의 접지력을 최대한 높였다. 그리고 활을 겨눌 때 발 뒤꿈치를 안정적으로 들어올리게 해준다.

▲장갑과 양말, 팔 보호대=육상 선수들은 탱크탑 같은 민소매 유니폼을 입거나, 공기의 저항을 줄이기 위해 전신 수용복같은 유니폼을 입는다. 하지만 이번 베이징 올림픽에서는 장갑을 끼고 양말, 팔보호대를 낀 육상 선수를 볼 수 있다. 시대에 역행한다고?

아니다. 달리는 동안 손과 발의 저항을 없애기 위한 첨단 제품이다. 장갑은 골프공과 같은 섬유를 오목(딤플)하게 만들어 공기저항을 약 19%, 양말은 12.5%를 줄였다.

이석희 기자 [seri199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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