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5월 20일 화요일

북경올림픽에 되살아난 티베트 불씨

kim sangh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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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논단> 북경올림픽에 되살아난 티베트 불씨

전 대 열 (한국정치평론가협회장)

티베트와 북경은 먼 곳에 있다. 그러면서도 우리의 관심을 끌고 있는 것은 올 여름에 치러질 북경올림픽과 관련하여 양국이 시끄럽기 때문이다. 엄밀히 말해서 티베트는 현재 중국의 변방 땅이다. 그러나 티베트는 독립과 자치를 원한다. 티베트가 옛날부터 중국의 일부였는지 여부는 각각의 주장이 다르다.

중국은 세계에서도 가장 큰 나라로 자부하고 있지만 면적만으로 치면 그보다 더 큰 나라도 있다. 다만 인구에서 압도적으로 많다. 13억이라고도 하고 14억이 넘는다는 말도 있지만 그 뒤를 쫓고 있는 인도로서도 따라잡기 힘들만큼 많은 인구를 옹하고 있다. 그 중에서 불과 2백만에 불과한 티베트는 거대한 중국의 한 쪽 구석일 뿐이다.

히말라야를 끼고 있는 티베트는 고원지대로서 모든 것이 부족한 땅이다. 독특한 불교문화국으로 달라이라마라고 하는 신정(神政)체제를 유지한다. 2천년 넘게 내려온 달라이라마는 티베트의 절대적 신앙의 대상이다. 그는 윤회설(輪回說)의 정점이 되어 환생(還生)한 사람으로 친다. 그를 선발한 티베트 불교지도자들은 아무리 어린애라고 할지라도 평생 동안 살아있는 신처럼 떠받들어 모신다.

이 티베트가 요즘 한참 잘 나가고 있는 중국의 발목을 붙들었다. 모택동 사후 등장한 등소평의 실용주의는 홍위병으로 둘러싸인 중국을 개조했다. 공산사회주의 혁명으로 인민공사 등 집단농장 위주의 농업에 얽매어 있던 중국을 세계에 개방했다. 시장 자본주의가 도입되어 경제적으로는 완전 자본주의 체제로 변모했다. 형식상 정치적으로는 사회주의 체제를 유지하고 있으나 과거의 통제나 억압은 사라진지 오래다.

중국은 막강해진 경제력으로 미국과 경쟁한다. 공산주의의 맹주였던 소비에트 연방이 해체되고 위성국들이 대부분 독립하자 소련은 러시아로서의 명맥만을 유지할 뿐이다. 그들이 아직도 강대국임에 틀림없지만 국제정치의 주도권은 이미 중국으로 넘어갔다.

중국은 이 기회를 이용하여 세계최대강국인 미국과 어깨를 겨루고 있다. 군사적으로 핵 보유는 물론이요, 유인 인공위성을 쏘아 올려 우주국으로서의 위상도 높이고 있다.

게다가 54개 소수민족의 동화로 대중국(大中國)의 이미지를 살리기 위해 동북공정을 회심의 역작으로 내밀었다. 과거 변방으로 치부했던 약소국들을 모두 중국역사에 편입시키려 한다. 그 첫 번째가 고구려와 발해의 역사를 중국사에 포함시키는 허무맹랑한 작태다. 어마어마한 자금을 투입하여 역사 바꾸기 작업은 계속 중이다. 고구려 시절 만주일대의 땅은 중국이 아니었다.

고구려의 건국지가 거기였으며 수백 년 동안 고구려의 중심은 만주일대와 한반도 일부였다. 고구려의 역사유적과 발해의 궁궐 터 등이 모두 현존하고 있는 지역도 그 곳이다. 이처럼 엄연한 현실을 외면하고 중국은 이 지역을 실체적으로 지배하고 있다는 이유로 고구려와 발해를 중국사에 포함시키는 망동을 서슴지 않고 있는 것이다.

오랜 독립생활을 해왔던 티베트 역시 중국의 일부로 간주한다. 모택동은 장개석을 대만으로 내쫓은 후 군대를 파견하여 티베트를 점령한다. 이에 저항한 티베트 국민과 달라이라마는 험준한 히말라야를 넘어 인도에 임시정부를 차리고 티베트 원상회복을 위한 투쟁을 전개 중이다.

그들의 요구는 평화주의자답게 `독립’이 아니라 `자치’다. 그러나 중국정부는 그것이 곧 독립의 전 단계임을 간파하고 절대불허를 천명했다. 달라이라마의 외국방문조차 `수교단절’을 무기로 내세워 협박하는 통에 미국이나 일본 등 몇 나라를 빼고는 아예 초청조차 못하게 만들었다.

한국에서도 불교단체와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달라이라마를 초청한 바 있으나 정부에서 불허하여 초청이 불발되었다. 마침 올 여름에는 북경에서 올림픽이 열린다. 세계인의 축전이다. 올림픽에는 필수적으로 성화 봉송이라는 절차가 있다. 이는 전 세계적으로 올림픽을 축전으로 만드는 전주곡이 된다. 각국의 유명 인사들이 총동원되어 봉송주자가 된다.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티베트에서는 독립운동 시위가 벌어졌다.

중국군은 그들을 무차별 진압했다. 이에 티베트 망명정부와 세계 인권단체가 일어서 북경올림픽 반대운동을 벌린다. 성화 봉송을 반대하는 것도 그 중의 하나다. 유럽에서는 올림픽 개막식 참석을 거부하려는 움직임까지 나온다. 유엔에서도 이에 대한 심각한 논의가 나오고 있다. 서울에서는 성화 봉송 도중에 이를 방해하려는 인권단체와 올림픽을 찬성하는 중국인 사이에 충돌도 벌어졌다.

사면초가가 된 중국이 달라이라마와의 대화를 제안하고 나선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북경 올림픽을 성공시키려는 고육지계이지만 이번 기회에 티베트의 자치문제를 근원적으로 해결하는 것이 거대한 중국의 위상에 걸 맞는 일이 아닐까 생각하게 된다.

입력시간 : 2008-04-28 19:0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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