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5월 20일 화요일

“속 굵은 금강송 찾습니다”

kim sanghoon
건축
문화

내일 숭례문 화재 100일… 신응수 대목장 인터뷰

“좋은 소나무를 구하는 게 가장 중요합니다. 완벽하진 않지만, 원형복원은 충분히 할 수 있습니다.” 지난 1961년 숭례문 중수 과정에 참여했던 우리나라 최고의 도편수 신응수(66) 대목장이 숭례문 화재 100일을 하루 앞둔 19일 그동안 닫았던 입을 열었다.

지난 2월10일 자신의 손으로 중수한 숭례문이 불타자 “어떻게 이런 일이…”라며 눈물을 떨어뜨렸던 그는 이제 숭례문 복구자문단 위원으로 위촉돼 숭례문 원형복원에 앞장서고 있다.

신 대목장은 이날 문화일보와 한 전화인터뷰에서 “60년대 숭례문 중수 당시와 2006년에 실측한 도면이 각각 남아있다”며 “복원 과정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또 “서까래와 대들보 등 부재들이 불에 타지 않아 목재의 모양과 문양 등에서 오차를 줄일 수 있다”며 “문화재청이 3년 이상의 기간을 잡고 복원을 계획하고 있는데 그 정도 시간이면 충분할 것”이라고 밝혔다.

신 대목장은 도편수답게 좋은 소나무 확보를 완벽한 복원의 가장 중요한 과제로 들었다. 고증 및 설계 과정을 걸쳐 복원 공사는 2010년부터 시작할 예정이지만 신 대목장은 벌써부터 좋은 소나무를 찾고 있다. 신 대목장은 “산림청과 문화재청에서도 목재를 구하겠지만 자칫 늦어질 수도 있다고 생각해 개인적으로도 강원도 지역에서 소나무를 수소문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가 찾는 소나무는 적송(금강송)으로, 적송은 속이 굵고 나이테가 좁아 문화재용 목재로는 최고로 친다.

신 대목장은 “완벽히 복원을 하더라도 과거의 숭례문이 아니라는 점이 안타깝다”며 “숭례문이 소실되는 것을 현장에서 본 지 100일이 지났지만 참혹하고 답답한 느낌은 여전하다”고 말했다. 현재 광화문 복원을 지휘하고 있는 그는 안타까운 마음에 목수들을 이끌고 부재 수습에도 1주일가량 참여하기도 했다. 신 대목장은 특히 “숭례문 화재를 통해 국민들이 가진 문화재를 사랑하는 마음까지 복원됐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조성진기자 threemen@munhwa.com

세계고층건물디자인 사진
개인이야기
건축법

댓글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