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8월 8일 금요일

‘봉황이 내려앉을까 용이 불을 뿜을까’


kim sanghoon
건축
문화


» 베이징올림픽 개막을 하루 앞둔 7일 밤 중국 베이징 천안문 광장에 많은 시민이 나와 한껏 고조된 축제 분위기를 즐기고 있다. 베이징/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8일밤 개막식 ‘성화 점화’ 방법 궁금증 증폭
극비 누설시 7년 징역…‘지상 최대쇼’ 예고


심장을 울리는 북소리와 함께 카운트다운이 시작된다. 순간 중국이 이번 올림픽에서 수영장 워터큐브와 함께 가장 자랑스럽게 내세우는 국가체육장은 화려한 색깔들로 빛나는 오색 향연의 장으로 변한다. 거대한 돌고래들이 나타나고, 중국의 거대한 영토가 표시된 지구가 경기장 상공에 등장한다. 무용수들이 관중들의 머리 위로 비행하면서 하늘을 수놓는다.

3년간 오로지 이번 개막식만을 준비해온 장이머우 영화감독의 가장 극적인 장면은 그러나 여전히 베일 속에 가려져 있다. 특히 관심을 끄는 것은 올림픽 개막식 때마다 최고의 볼거리 가운데 하나로 꼽혀온 점화 방식이다. 1988년 서울올림픽 때 20m 높이 성화대를 오르는 리프트 방식을 시작으로, 불화살(1992년 바르셀로나), 레이저빔(2000년 시드니) 등 상식을 뛰어넘는 점화 장면은 불이 성화대에 옮아 붙는 순간 지구촌 전체를 잠시나마 숨 멎게 해왔다.

하지만, 근질근질해도 참아야 한다. 비밀을 발설했다간 7년간 징역을 살 수도 있다. 점화 방식이 ‘극비’로 취급되면서 온갖 추측도 떠돌고 있다. 이번엔 ‘도우미’가 등장할 것이란 전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가장 유력하게 거론되는 후보는 봉황과 용. 양쪽 다 중국 최고 권위와 전통에 대한 상징성, 동양 특유의 신비감 등 개막식 대미를 장식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특히 봉황은 개막식 개최 장소인 주경기장 ‘냐오차오’가 새의 둥지를 본떴다는 점 때문에 1순위로 거론된다. 용의 경우, 성화 점화자가 붙인 불꽃이 용머리를 통해 몸으로 들어간 뒤 이를 입으로 내뱉어 성화대에 불을 불일 것이라는 설이 돌고 있다. 진시황릉을 지키는 병마용이 점화를 위해 주경기장 하늘 한복판에 뜰 것이란 전망도 있다.

오후 5시45분(현지시각)부터 시작되는 식전행사는 28개의 중국 전통공연이 중심이 돼 75분간 개막 분위기를 고조시킨다. 오후 7시56분. 세계 100여 나라 정상들이 자리를 메운다. 공식 개막 시간은 애초 알려진 오후 8시8분8초가 아니라 오후 8시로 결정됐다. 정각 8시부터 고대올림픽 발상지 그리스 선수단부터 205개국이 차례로 입장한다.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이 개회 선언을 한 뒤 선수와 심판 대표가 페어플레이를 약속하고, 지난 3월24일 그리스 올림피아를 출발했던 성화가 메인스타디움에 모습을 드러낸다. 성화 점화자는 유력한 후보였던 미국프로농구(NBA) 선수 야오밍(28·2m26)이 개막식에서 중국 선수단 기수로 나서게 되면서, 중국의 전설적인 체조 영웅 리닝(42)이 후보로 급부상하고 있다. 리닝은 1980년대 중후반 국내외 체조대회에서 모두 106개 금메달을 따내며 스포츠 영웅으로 발돋음했다. 성화가 점화되면 국가체육장은 화려한 불꽃 세계로 빠져든다. 폭죽은 베이징 시내 1000여곳에서 일제히 터지기 시작해 밤하늘을 가득 채우게 된다. 중국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알리는 식후행사는 밤 11시30분까지 계속된다.

베이징/권오상 홍석재 기자 ko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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