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8월 8일 금요일

올림픽 성공 초석은 37년간의 중·미 '핑퐁외교'

kim sangh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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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를 통해 외교관계를 수립한 것은 물론 정치적 갈등을 해소하고 협력관계를 발전시켜온 미국과 중국의 '핑퐁외교'가 중국 베이징올림픽에서도 여지없이 선보였다.

지난 3월 티베트사태에 대한 중국 당국의 무력진압 이후 프랑스, 영국 등 서방 국가들을 중심으로 베이징올림픽 개막식 불참 움직임이 거세게 일었으나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이 '정치와 스포츠는 별개'라는 입장을 밝힘에 따라 세계 주요국 정상들이 대부분 올림픽 개막식에 참석하게 됐기 때문이다.

1971년 '핑퐁외교'가 이듬해 리처드 닉슨 미국 대통령의 중국 방문을 위한 초석을 깔아놓은 이래 중국과 미국은 양국간 협력관계를 발전시키기 위한 수단으로 스포츠를 활용해왔다.

이같은 '핑퐁외교'는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도 예외는 아니었다는 게 국제문제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중국의 인권문제, 티베트 무력진압에 따른 항의의 표시로 베이징올림픽 개막식 참석을 보이콧해야 한다는 국제적인 여론이 있었으나 중국과 미국이 '핑퐁외교'를 통해 이 문제를 풀었다는 것이다.

물론 부시 대통령도 베이징올림픽 개막식에 참석하지 말아야 한다는 미국내 여론의 압력을 받았다.

베이징올림픽을 중국의 부상하는 위상을 전 세계에 과시하는 무대로 활용하려는 중국의 정치지도자들에게 서방의 지도자들, 특히 부시 대통령의 개막식 참석은 올림픽 성공개최를 위한 필수적인 요소로 받아들여졌다.

물론 부시 대통령의 베이징올림픽 개막식 참석은 중국이 지난 1984년 미국의 로스앤젤레스(LA) 올림픽을 지지한데 대한 답례의 성격도 띠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당시 대부분의 공산주의 국가들은 소련의 주도로 LA올림픽에 불참했으나 중국과 루마 니아만 올림픽에 참석했다.

14개 공산국가들의 LA올림픽 불참 결정은 4년전 소련의 아프가니스탄 침공에 항의해 서방국가들이 1980년 모스크바올림픽에 불참한데 대한 보복성격을 띠고 있었다.

이처럼 상당수의 역대 올림픽이 정치문제로 얼룩졌다는 점을 잘 알고 있는 중국과 미국이 이번 베이징올림픽을 앞두고 냉전적인 사고가 2차례의 올림픽과 올림픽 정신을 훼손했다는데 동의하고 부시 대통령과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이 스포츠의 정치화에 반대하는 내용의 메시지를 전 세계에 보내기로 결정했다는 것이 8일자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의 분석이다.

즉 지난주 부시 대통령과 후 주석이 각각 일부 외신들을 상대로 '핑퐁 인터뷰' 를 한 사실이 단적인 예라는 것이다.

양국 지도자들의 인터뷰는 올림픽이 인권문제나 티베트사태 등과 관련해 중국에게 압력을 가하는 무대가 아니라 국제적인 스포츠축제이자 조화와 협력의장이 돼야 한다는 믿음을 확산시켰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후진타오 주석은 지난주 외신기자들과의 회견에서 "나는 올림픽을 정치화하려는 시도는 올림픽 정신에 반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부시 대통령도 연합뉴스를 비롯한 아시아 순방국 언론들과의 인터뷰에서 "나는 올림픽을 정치화해선 안된다는 결정을 했다. 올림픽은 경기를 위한 것"이라고 강조 한 바 있다.

중국 런민대학 진찬롱 교수는 "중국은 부시 대통령의 베이징올림픽 지지에 대해 감사하고 있다"면서 부시 대통령의 올림픽 참여 결정은 보이콧 압력을 받았던 서방의 각국 지도자들에게 올림픽 개막식에 참석할 수 있는 명분을 제공했다고 분석했다.

영국 옥스포드대학의 중국전문가인 스티브 창 교수는 "부시 대통령의 베이징올림픽 개막식 참가 결정은 미국과 중국과의 관계를 얼마나 중요하게 여기는지를 잘 드러낸다"고 말했다.

(홍콩=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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