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6월 2일 월요일

편리함+여유로움… 타운하우스를 만나세요


kim sanghoon
건축
문화
회사원 김모(45) 씨는 얼마 전 경기도의 한 타운하우스로 이사했다. 20년 넘게 서울의 고층 아파트에 살아 온 김 씨는 한적한 전원에서 단독주택을 짓고 사는 게 꿈이었다. 하지만 방범, 집 관리의 문제 때문에 늘 망설여왔다. 그런 김 씨에게 40여 채의 단독주택이 작은 마을 형태로 지어져 아파트처럼 공동으로 관리되는 타운하우스는 매력적이었다. 출퇴근 시간이 길어지긴 했지만 대신 주말마다 정원을 가꾸고 인근에 위치한 뒷산 산책로를 걷는 재미를 얻었다.》



○ 차세대 주거로 떠오른 타운하우스




1990년대 중반 한국에 처음 선보이기 시작한 타운하우스가 최근 본격적으로 주목받고 있다. 주 5일제 근무가 확산되고 소득수준이 높아지면서 아파트에서 벗어나 새로운 주거 문화를 누리려는 수요가 늘었기 때문.


특히 은퇴 후 전원생활을 원하는 고소득층과 개성적인 주거 공간을 원하는 전문직 종사자들을 중심으로 이런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타운하우스는 17세기 영국에서 유래했다. 산업화로 도시 주변에 생활 근거지를 찾아 나섰던 지방 출신 귀족들이 도시의 협소한 주택 대신 선택한 도시 인근 고급주택 단지가 타운하우스의 시초다. 각 층, 호별로 다른 가구가 입주하는 연립주택과 달리 수평적으로만 가구를 분리하고 수직 공간은 한 가구가 독점하는 것이 특징이다.


1, 2층짜리 단독주택이 10∼100채씩 모여 정원과 담을 공유하기 때문에 사생활을 보호받으면서도 방범·방재 등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 단독주택의 여유로움과 아파트의 편리함을 함께 누릴 수 있는 셈.


주로 수도권 녹지 인근에 지어져 친환경적이고 조경이 뛰어난 것도 일반 아파트와 차별화되는 장점이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타운하우스가 정원을 공유하는 4층 이내의 고급빌라 단지나 레저형 주택인 골프 빌리지까지 포함한 의미로 쓰이고 있다.


○ 연말까지 총 1213채 분양


부동산정보업체인 부동산써브에 따르면 올해 말까지 분양될 타운하우스는 총 1213채. 특히 경기 용인시에 537채, 동탄신도시 등 경기 화성시에 396채가 분양될 것으로 보인다.


화성산업은 6월 경기 용인시 기흥구 보라동 보라지구에서 261채의 대단지 타운하우스를 분양한다. 109m²(33평형) 단일 규모로 조성하며,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된 분양가는 3.3m²당 1000만∼1200만 원대에서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롯데기공이 용인시 기흥구 중동 동백 택지개발지구에 짓는 ‘롯데 펜트하임’은 하나의 단지 안에 개별적인 담을 가진 단독 주택형으로 설계된다.


서울에서는 쌍용건설이 6월 종로구 평창동에 123∼135m²(37∼41평형)의 타운하우스 19채를 공급할 예정이다.


중소 건설업체들이 ‘틈새시장’을 노리며 분양에 나섰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에 대우, SK, 롯데 등 대형 건설사도 타운하우스 시장에 속속 합류하고 있다.


SK건설은 6월 용인시 기흥구 중동 동백택지지구에서 181∼283m²(55∼86평형)의 ‘동백 아펠바움 2차 타운하우스’ 82채를 분양할 예정이다.


타운하우스는 20채 미만이면 분양승인을 받을 필요 없이 건축법에 따른 건축허가만 받으면 돼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지 않는다. 규모가 20채 이상이어도 필지를 미리 나누고 필지별로 건축허가를 받으면 분양가상한제 적용 대상에서 제외된다.


○ “실수요 차원에서 접근해야”


고급 전원주택을 표방하는 타운하우스는 대부분 면적이 160m²를 넘고 3.3m²당 분양가는 평균 1800만∼2000만 원 수준이다. 전체 분양가로 치면 10억 원이 넘는 셈이어서 일반인의 접근은 쉽지 않은 상황이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아직까지 국내에서 타운하우스는 투자규모에 비해 수익률이 큰 편이 아니고, 전반적으로 부동산 시장이 침체돼 있어 투자 대상으로 접근하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부동산써브 정태희 연구원은 “타운하우스가 제대로 활성화되려면 앞으로 최소 5∼10년은 필요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경기변동에 덜 민감한 고소득층은 최고급 주택과 자신들만의 커뮤니티를 원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중장기적으로 봤을 대 투자가치가 높다는 분석도 있다.


타운하우스는 주로 수도권 외곽 지역에 들어서기 때문에 병원, 대형마트 등의 생활편의시설이 부족하고 도심 접근성이 떨어지는 문제가 있을 수 있다.


따라서 수요자들은 분양 전에 발품을 팔아 교통 여건과 주위 환경을 꼼꼼히 살펴야 한다. 동떨어져 있는 타운하우스보다 도심이나 택지개발지구 인근에 있는 타운하우스가 직접 살기에나 투자하기에나 모두 유리하다.


또 아파트와 달리 대부분 50채 미만의 소규모 단지여서 입주 후 관리비 부담이 상대적으로 클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가구 수가 많을수록 관리비 부담은 준다. 정 연구원은 “최근에는 연립주택에 타운 하우스라는 간판을 내건 단지도 종종 있어 분양 전 모델하우스를 직접 방문해 평면도 등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정혜진 기자 hyej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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